민음사4 존 스타인벡『분노의 포도』- 옛날이지만 지나간 이야기는 아닌 것 김승욱 옮김,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1939), 민음사, 2008 케이시, 신의 뜻보다 살아있는 사람을 위하기로 한 목사. 톰, 살인죄로 복역하다가 가석방된 채로 가족들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떠났으나 그곳에서 다시 도망자 신세가 된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 하는 불의를 못 참는 성격. 힘을 합쳐야 한다는 케이시의 말을 새기고 가족들과 헤어진다. 노동운동에 관심을 보인다. 어머니, 집과 땅을 잃고 온 가족이 트럭에 올라 일자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궁핍한 생활이 시작되자 불안한 가족들을 다독이고 이끌어주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가족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쓰지만, 더이상 이전과 같은 단란한 가족 개념이 유지되기 어려움을 깨닫고 슬퍼한다. 로저샨, 임신한 몸으로 .. 2021. 7. 6. 토머스 핀천『제49호 품목의 경매』- 폐쇄된 사회를 흐트러트리는 에디파의 혼란물 김성곤 옮김, 토머스 핀천, 『제49호 품목의 경매』(1966), 민음사, 2007 작년 수업 시간에 다룬 책이었는데, 그때 사두고 읽지 못해서 이번에 드디어 읽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작으로 난해하고 읽기 어려운 소설인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질질 끌지 말고 읽어버리자고 다짐했고, 그래서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독서 경험이었지만 재미를 발견한 지점들도 있었다. 책장을 덮고서는 작년 수업시간 필기와 다른 학우들이 남겼던 한줄평을 읽고 왔다. 역시 나만 어려운 건 아니었나 보다. 하지만 민음사에서 출판한 이 책을 일단 끝까지 읽어보면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라는 감상만 남지는 않는다. 작품 해설이 정말 친절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소설을 이렇게나 깔끔하고 단정하게 설명해도 되는 건가.. 2021. 6. 10. 김혜진『어비』- 21세기, 노동하는 가장자리의 사람들 김혜진, 『어비』, 민음사, 2016 목차 어비 아웃포커스 한밤의 산행 치킨 런 쿵후하는 자세 광장 근처 줄넘기 와와의 문 비눗방울맨 그래도 다른 사람들처럼 별풍선을 선물할 생각은 안 했다. 이런 건 일이 아니고 이런 식으로 돈을 버는 건 반칙이고. 그보다 내가 아는 어비는 이런 걸로 뭘 해 보려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어비는 열심히 일할 줄 알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 아닌가. (24-25, 어비) 그러니까 거긴 처음부터 엄마의 자리 같았다. 회사의 중심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자리. 그래서 누군가 툭 치면 단 몇 걸음 만에 회사를 벗어나게 될지도 몰랐다. 문득 저 시커먼 창 너머로 사람들이 엄마를 내려다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내려다보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을 .. 2021. 5. 25. 조지 오웰『동물농장』- 낱장의 현실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도정일 옮김, 민음사 조지 오웰, 「동물농장Animal Farm」,1945 (번역서: 도정일 옮김, 조지 오웰, 『동물농장』, 민음사, 2004) 마르크스의 이론은 마르크스레닌주의로 이어지고 레닌 사후에 스탈린이 트로츠키와 대립하다가 독재했다고 했나. 소련 정치사에 대해서는 이 정도밖에 알지 못한다. 그나마 스탈린과 트로츠키의 정쟁에 대해서 들어봤기 때문에 「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과 스노볼이 대립하다가 나폴레옹의 집권으로 이어지는 내용을 보고 이 두 돼지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딱 이 정도로만 소련을 떠올렸던 것 같다. 정말이지 동물들은 존즈가 다시 오는 건 바라지 않았고 일요일 아침에 토의를 벌이는 것이 존즈를 되돌아오게 하는 일이라면 그 토의는 중단되어 마땅할 것이었다. 이제 생.. 2021. 5. 8. 이전 1 다음